언론보도
등록임대 폐지, 논의 않기로…與 습관적 '말바꾸기' 시장은 '냉랭'
전세난 우려↑ 반발 들끓고 대안은 없고
임대차법·보증보험 가입 의무 등 겹규제 산적
오락가락 정책에 불신 팽배, "욕도 아깝다"
정부 여당이 민간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정의 반복되는 말 바꾸기에 시장에선 "욕도 아깝다"는 반응이 나온다. 게다가 임대차시장을 둘러싼 겹겹이 규제가 여전해 시장 불안을 해소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힘들 거란 지적이다.
1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제도 폐지를 검토하던 등록임대주택 제도와 관련한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여당은 현재 당론으로 발의해둔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개정안을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것 외 추가 세제 손질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5월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주택유형과 관계없이 매입임대 신규 등록을 폐지하고, 등록말소 6개월 내 해당 주택을 처분할 때만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시장의 반발이 들끓자 '생계형'만 유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수정했으나 이마저도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며 빈축을 샀다. 결국 당정은 원점 재검토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당정은 현재 결론을 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전세난을 심화시킬 수 있단 지적이 잇따르는 데다 야권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등록임대 폐지를 추진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정책 관련 잡음이 더 불거지는 것도 부담이다.
현행대로 제도가 유지되면 비아파트는 임대사업자로 계속 신규 등록이 가능하다. 임대의무기간을 모두 채우고 자동말소한 사업자의 경우, 아파트·비아파트 구분 없이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장에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한 임대사업자는 "신중해야 할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하고 후폭풍은 시장에서 다 감당하는데 누가 무슨 말을 믿을 수 있겠냐"며 "워낙 시도 때도 없이 말을 바꿔서 일일이 반응하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선거 앞두고 한 표가 아쉬우니 한시적으로 논의를 중단한 것일 뿐"이라며 "임대차법에 세금 부담 압박까지 더해져 집주인도 세입자도 모두 피해 보는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에선 당장 오는 18일부터 시행되는 보증보험 가입 의무에 대한 대책 마련이 더 시급하단 견해다. 여전히 보증보험에 가입이 불가한 사각지대 놓인 사업자에 대한 개선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서다.
성창엽 협회장은 "당장 내일 또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 동요하는 바가 없다"며 "현행대로 유지되더라도 달라지는 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아 제도 자체를 원상복구하는 기존 입장은 계속 유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보증보험 가입 의무 개선안을 담은 법안이 법사위에서 계류돼 18일 이후에는 현행법상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사례가 나오게 될 것"이라며 "일부 유예하는 방안이나 규제 완화 등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아직 돌아온 답변은 없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표면적으론 다주택자에게 혜택을 주다보니 시장 내 매물이 잠긴 것처럼 보이는데, 다른 규제들이 강화되다 보니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난 것"이라며 "애초에 등록임대 제도 때문에 집값이 오른 게 아니다"고 진단했다.
김 소장은 "임차인에게도 큰 혜택을 주는 제도였는데 2017년부터 혜택을 줄이고 제도를 없애겠다고 입장을 계속 바꿔온 탓에 정책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며 "이제와서 규제를 더 해도, 2017년 당시로 되돌린다고 하더라도 국민 입장에선 한계치에 도달한 상황이어서 시장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기사원문보기 → [클릭]